흡연 주원인으로 남성 진료인원이 여성의 2.3배..."유병률 높지만 질환 인지도 낮아 치료 소극적"

보건복지부가 5월 31일 '제30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실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출연시켜 제작한 금연광고의 한 장면.
보건복지부가 5월 31일 '제30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실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출연시켜 제작한 금연광고의 한 장면.

[라포르시안] 만성적인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숨이 차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료인원이 연간 2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COPD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5년 간 진료인원 감소세를 보여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에서는 COPD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낮아 증상이 있음에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비율이 낮은 게 한 요인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 COPD 진료인원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구고령화와 함께 환자의 연령대 상승과 함께 치료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입원진료비 등이 증가해 전체 진료비 증가세를 초래하고 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 간의 COPD  진료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진료인원은 2011년 25만 9천명에서 2015년 23만 2천명으로 10.7% 감소했다.

반면 연간 진료비는 2011년 1,473억원에서 2015년에는 1,737억원으로 17.9% 늘었다. 2015년 기준 1인당 COPD 연평균 진료비는 74만 8천원으로 2011년 56만 6천원 대비 32.0% 증가한 조사됐다.

계절별로 COPD 진료인원을 보면 최근 3년 간 공통적으로 봄철(3~4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았고, 여름철(6~9월)에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최근 3년 간 평균 월별 진료인원은 3월에 6만 3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8월에 5만 1천명으로 가장 적었다.

2015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COPD 진료인원은 60세 이상 연령대가 전체의 80.2%(18만 6천명)을 차지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70대가 전체 35.0%(8만 1천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25.0%(5만 8천명), 80세 이상 20.2%(4만 6천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전체 진료인원의 70.1%(16만 2천명)가 남성으로, 여성 진료인원(6만 9천명) 대비 2.3배 더 많았다.

이미지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미지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COPD에 따른 진료비는 2015년 기준으로 총 1,737억원에 달했고, 이 중 입원 진료비가 878억원으로 50.5%를 차지했다. 최근 5년 간 전체 진료비 증가율은 17.9%였으나, 입원 진료비 증가율은 23.2%로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

입원환자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2015년 기준 348만원으로 1인당 연평균 진료비(73만원) 대비 4.7배 더 높았다.

입원환자의 1인당 연평균 입원일수는 2011년 23.5일에서 2015년 27.2일로 3.7일 늘었고, 연평균 진료비는 294만원에서 348만원으로 18.2%(54만 원)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는 "COPD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진료인원이 감소한 것은 다른 외부적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며 "진료비 증가의 경우 노인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급격히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COPD는 노인이 될수록 악화되는 질환이며 동반 질환이 많으므로 중증도가 높아져 진료비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보다 남성 환자 비율이 높은 것은 COPD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흡연이란 점과 상관이 있다.

한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인데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성에 비해 흡연율이 월등히 높은 것이 성별 차이를 만든 원인"이라며 "그 외에 직업적으로 분진이나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실내외 대기 오염, 호흡기 감염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고령과 낮은 사회 경제적 상태, 유전적 소인 등이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의 위험 인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선 COPD 질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낮아 숨겨진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COPD 환자는 354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나 관리 중인 환자는 약 20만명(5.6%)에 불과하다.

특히 일반인의 COPD 질환 인지도는 약 3% 수준으로 크게 낮았고, 진단을 위한 폐기능검사(PFT) 수행률도 38%에 그쳤다.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고령화와 대기오염 등으로 향후 COPD 유병률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 국민이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폐기능검사를 통한 조기 검진을 통해 악화를 적극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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