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선출 경선제 개편 후 뽑힌 첫 아프리카 출신..."보편적 건강보장 달성 위해 노력"

WHO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박사.
WHO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박사.

[라포르시안]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무총장 선거 방식을 경선체제로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아프리카 출신의 후보가 당선됐다.

WH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제70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오는 6월 임기가 종료되는 마거릿 챈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전 에티오피아 보건·외교 장관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WHO 사무총장은 집행이사회가 단일후보를 추천하면 회원국들에게 가부를 묻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역대 WHO 사무총장은 WHO 6개 지역 가운데 유럽, 미주, 서태평양지역 등 3개 지역에서만 배출됐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지역 회원국들 중심으로 지역별 순환 임명방식 등 지역 대표성의 균형화에 대한 요구가 거셌다.

WHO는 사무총장 선출방식 개편을 요구한 끝에  3명의 후보를 내고 그 중에서 회원국 전체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경선제 방식으로 바꿨다.

세계보건총회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테드로스 후보는 1차 투표에서 전체 185표 중 과반인 95표를 얻었고, WHO 에볼라 특사를 지낸 영국의 데이비드 나바로 후보가 52표를, 사니아 니슈타 파키스탄 전 보건 장관이 38표를 획득했다.

2차 결선투표에서 테드로스 전 장관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133표를 얻어 50표를 얻은 나바로 전 특사를 누르고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신임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 1일부터 5년이다.

테드로스 신임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외무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고, AIDS와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 기금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시절에는 국가 보건 인프라 확충, 보건센터 3500 개소, 보건소 1600개소 확충 등의 보건의료 개혁을 주도했고, 3만8,000명의 보건인력을 확충했다. 또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정책도 추진했다.

특히 WHO 주도로 설립된 '말라리아 퇴치 파트너쉽(RBM)'의 의장을 맡아 '국제말라리아행동계획(Global Malaria Action Plan)을 수립한 후 이를 세계 각지로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테드로스 박사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WHO의 개혁과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주요 과제인 '보편적 건강보장(UHC)'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HO는 재정 및 인적 자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WHO를 보다 효과적이고 투명하며 책임감 있는 조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약 4억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필수적 의료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각 국가별 보건당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외교적, 정치적 경험을 동원해 WHO가 그 노력의 중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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