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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보건의료 정책, ‘보건의료발전계획’부터 세워야[뉴스&뷰] 복지부,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된 '보건의료정책심위' 6년째 미구성...단편적 정책 남발로 의료 왜곡

[라포르시안]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건의료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의료 분야 정책공약으로 제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나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수립 등이 어떻게 추진될 지 관심사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국내 보건의료 자원의 공급과 의료이용체계 전반에 관한 중장기적인 의료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 단편적 보건의료정책만 추진하면 보건의료체계의 왜곡과 형평성 문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가장 시급한 게 바로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한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이다.

2005년 6월 1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회의실에서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모습. 이해찬 총리 옆으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었던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재정 전 의사협회 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의 심의를 거쳐 보건의료발전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하는 보정심은 복지부장관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교육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의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보건의료발전계획에는 ▲보건의료 발전의 기본 목표 및 그 추진 방향 ▲주요 보건의료사업계획 및 그 추진 방법 ▲보건의료자원의 조달 및 관리 방안 ▲지역별 병상 총량의 관리에 관한 시책 ▲보건의료의 제공 및 이용체계 등 보건의료의 효율화에 관한 시책 ▲중앙행정기관 간의 보건의료 관련 업무의 종합·조정 ▲노인·장애인 등 보건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사업계획 등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보건의료 부문의 발전 목표와 추진 방향, 의료자원의 적정 분배와 공급, 의료이용체계 효율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여기에 맞춰 각종 의료정책을 추진토록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보건의료기본법이 제정·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관련 기사: 보건의료기본법은 어겨도 괜찮은가?…복지부에 묻는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동안 각종 의료영리화 정책이 잇따르면서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기본법은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락했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규제프리존특별법' 같은 법제정을 통해 경제 관련 부처에 보건의료정책 결정 권한을 넘기려는 시도가 잇따랐다.

지난 2010년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을 통해 보정심이 국무총리 산하에서 복지부 산하로 이관된 이후부터는 아예 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 보정심이 구성되지 않은 탓에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심의할 기구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이나 의료자원 수급,  의료전달체계 등에 문제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적이고 단편적인 정책을 남발해 왔다. 

종합적인 정책 연계나 의료이용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정책 탓에 지역간 의료양극화와 의료전달체계 왜곡은 더 심해지고 있다.

앞서부터 보건의료발전계획 미수립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보정심이 2010년 3월, 기존 국무총리 산하에서 복지부 산하로 이관되며 현재까지 구성되지 않았다. 6년간 행정의무를 방치한 부작위가 지속된 것"이라며 "보정심을 신속히 구성해 그 동안 위법하게 결정된 국가 주요 시책을 법률과 절차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국감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소속 문정림 의원이 "복지부가 법률에 따라 수립할 의무가 있는 보정심을 통한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을 2000년 법 제정 이후 15년간 단 한 번도 수립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표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보건의료 발전계획 정책과제 개발 연구' 보고서

"보건의료발전계획 부재한 상태서 의료정책 간 상호모순·충돌 발생"

종합적인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 없이 각종 정책이 추진되다 보니 지방의 분만이나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 병상의 과잉공급과 의료자원의 지역간 수급불균형 문제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의 보건의료 발전 목표에 따른 종합적인 사업계획을 잡고 그에 맞춰 보건의료자원의 수급과 의료자원 확충, 의료이용체계를 정립해야 하는 데 각각의 사안이 단편적으로 추진되는 탓에 의료시스템의 왜곡만 부추긴다.

전체 의료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병원은 각각의 경영적 판단에 따라 그동안 급성기 병상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왔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지난 2000년대 이후부터 경쟁적인 병상확충을 추진하면서 의료자원과 환자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가속화 했다.

여기에 저수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개별 의료기관은 박리다매식 환자진료와 비급여로 생존을 모색하는 경영전략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고,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환자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동안 복지부는 오히려 민간병원의 병상 확충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의료인력 수급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수가 가산을 하는 식으로 정책을 폈다.

심지어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고 근본적인 문제인  간호 관련 수가체계 개편과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등은 외면하고 간호대 입학정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면서 오히려 장롱면허 간호사만 늘었을 뿐 지방이나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5년 펴낸 '미래 보건의료 발전계획 정책과제 개발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건의료발전계획이 도외시되면서 보건의료 분야의 여러 과제를 시장에 맡겨 둠에 따라 의료인력 수급의 부적절성이나 병상수의 과잉과 같은 문제가 대두되고, 의료체계의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전체 보건의료를 아우르는 보건의료발전계획이 부재한 상태에서 복지부가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면서 질병치료 이외의 다른 쪽으로는 정책적 관심이 소홀한 문제도 발생했다.

연구원은 "복지부 내 보건의료정책이 건강보험정책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상대적으로 건강생활습관, 건강증진, 질병관리 등 예방적 성격의 보건의료관리 정책에 대한 관심이 미흡했다"며 "또한 의료보장제도의 기반이 되는 의료인력, 시설, 장비 등 의료공급 부문에 대한 공급총량과 공급의 구조, 질적 관리 등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소홀한 양상으로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기본계획을 중심으로 다른 보건의료 분야 법정계획을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지역보건법에 따른 지역보건의료계획,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한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 각 법률마다 규정되어 있는 중기계획의 정비 및 내실화, 계획 기간의 연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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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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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글 2017-06-21 09:04:45

    비급여 없애려면 의료수가부터 적정하게 인상한 다음에 논의해야 함.   삭제

    • 복지부동부 2017-05-19 16:16:04

      보건복지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집단인지... 기업 같았으면 벌써 망하고도 남지... 계획도 없고 목표도 없고... 수가 관리가 최대 목적인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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