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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재인 정부, 의료개혁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해야

[라포르시안] 지난 9일 치러진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10년 만의 정권교체인 만큼 큰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의 바람도 크다.

보건의료계도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은 '보건의료 적폐' 청산의 시작이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4년을 지나면서 보건의료 분야는 거대 의료자본과 대기업의 새로운 돈벌이를 찾기 위한 임상시험장으로 전락했다. 국민의 건강권보다 의료산업 육성에 더 매달리며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나쁜 의료정책 추진의 첨병 역할을 수행했다. 박근혜 정부가 했듯이 잘못된 보건의료정책 하나하나를 '블랙리스트'로 작성하면 방대한 분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9년간의 의료상업화, 의료영리화 정책이 국민 건강권에 끼친 해악은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그때 가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나쁜 정책은 폐기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뜯어고쳐야 한다.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의료체계를 혁신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고, 지역 간.소득계층 간 의료 양극화를 해소하고 건강 형평성 강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이 모든 걸 다 하려면 사실상 의료개혁에 나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보건의료 적폐 청산이든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이 한 가지를 바라고 싶다. 민주적인 보건의료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다해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보건의료정책 결정 시스템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지극히 정치적이고 관료주의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보건의료정책의 기조가 달라졌다. 심지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선심성 공약으로 전락했고, 선거 때마다 표를 의식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 남발됐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부 주도의 통제와 관리에서 탈피해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그런 경로를 통해 보건의료정책 결정이 이뤄지게끔 바꾸지 않은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와 시민사회, 보건의료 전문가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에 기반한 정책 결정 거버넌스를 구조화 해야 한다. 올바른 방법과 경로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 자체의 정의와 공정성, 합리성을 갖출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내재화해야 한다. 당장 보건복지부 산하 각종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구조부터 개편해야 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이 정부 정책 결정에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건강보험에 대한 사회적 합의기구로써 제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논의구조를 바꿔야 한다.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주적인 거버넌스가 구축될 때 공공의료 강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의 정책이 본래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이 정치의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관료적 통제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이해당사자의 의사결정 접근성을 높이고, 정책 결정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높인 민주적인 거버넌스의 틀을 다진 정권으로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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