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수급전망 연구결과 조목조목 반박..."진짜 문제는 지역간 수급 불균형"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030년 의사 7,6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 연구 결과가 잘못된 추계에 기반을 둔 것으로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의협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의료인력 수급전망 연구를 수행하면서 전제로 내건 몇 가지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보사연이 의사 근무일수를 265일을 기준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 "대다수 의료기관은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진료를 수행하기 떄문에 실제 근무일수는 300일 내외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요양기관 청구내역 등을 확인하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현실보다 적은 265일로 근무일수를 가정한 것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표 출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표 출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의협은 "보사연은 '의료인 1인당 환자 수(2012년 기준)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가정했는데, 1인당 환자 수는 2012년과 2030년에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임에도 같을 것으로 가정해 수급추계를 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 분석 결과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도 보사연 연구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의료정책연구소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임상활동의사 수는 증가하는 반면 임상활동의사 1인당 국민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공급은 일정 비율로 계속 증가하는데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임상분야 활동의사는 약 9만 5천여명,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 수는 1.8명으로 2010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증가 추세다. 반면 활동의사 1인당 국민 수는 2010년 615명에서 2015년 542명으로 약 12% 줄었다. 

다른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인구 1천 명당 활동의사 수만으로 추정하면 2028년 이후 우리나라의 인구 1천 명당 활동의사 수는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기준 최근 5년 간 인구 1천 명당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0.5%보다 높았다. 

의협은 "우리나라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이 0.6%로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인 3.1%보다 낮기 때문에 이번 복지부 발표와 같은 총량적인 차원에서의 수급추계보다는 의료공급 대비 의사 수요에 대한 정밀한 추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처럼 진단이 잘못되니 해법도 어설프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의료인력과 관련해서 정작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정부에서 걱정해야 할 것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의료인력, 즉 지역 간 불균형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활동의사 수는 2.2명이지만 국토면적 대비 의사밀도는 10.9명으로 매우 높다. 

의협은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사 수를 더 늘리려는 정부 정책은 지금도 높은 의사밀도를 더 높여 과밀화를 조장할 수 있는 잘못된 접근"이라며 "정밀한 상황분석과 의료인력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정책이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복지부가 이번 수급추계 발표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발표를 강행한 것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의협은 "복지부는 이번 보사연의 연구가 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연구가 아닌 중간연구로써 한계점(직종별 평균 근무일수 차이, 지역간·의료기관 간 분포 등 미반영)이 있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무리하게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은 의료인 정원과 관련 석연치 않은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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