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어린이 가족합창단 디지털 싱글 발매...“편견 없애고 적극적 치료환경 조성해야"
[라포르시안] 뇌전증(腦電症, 간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래가 나왔다.
싱어송라이터 이한철과 함께 하는 나우(NOW)프로젝트는 8일 디지털 싱글 앨범 ‘쉼표합창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쉼표합창단은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한철씨가 총괄 감독으로 참여해 지난 3월부터 한국뇌전증협회 및 다누리소아청소년 뇌전증지원센터와 함께 초등학생 뇌전증 어린이와 가족들로 합창단원을 모집했다.
모두 다섯 가족으로 꾸려진 쉼표합창단은 4월 한 달간 공동음악창작 워크숍을 통해 뇌전증이란 질환을 쉽게 알리고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래와 춤을 연습해왔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에 디지털 싱글로 발표되는 ‘Have A Good Time’은 이한철씨가 작사·작곡하고 쉼표합창단 단원들이 직접 불렀다.
Have A Good Time이란 노래는 일시적인 경련이나 발작이 나타나는 뇌전증의 증상을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표현해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모두가 더 즐겁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기획 의도를 "가끔은 쉬었다가 가끔은 멈췄다가 /... / 햇살이 너무 강해서 땀이 날 때 서로 그늘이 되면 쉬운 일이지 / 바람이 너무 불어와 흔들리 때 서로가 안아주면 쉬운 일이지"와 같은 노래 가사로 표현했다.
나우(NOW)프로젝트 관계자는“이한철 감독과 쉼표합창단이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연습해가는 과정 자체가 뜻깊은 시간이었고, 그 결과물인 이 노래가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따뜻한 공감으로 바꾸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ave A Good Time은 오늘(8일)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고, 음원 발매와 함께 이달 11일에는 홍대웨스트브릿지라이브홀에서 공연도 앞두고 있다.
나우(NOW)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제약그룹 에자이의 한국법인인 한국에자이와 한국뇌전증협회, 다누리소아청소년뇌전증지원센터, 부루다콘서트, 한국음악발전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우리마포복지관, 야마하 뮤직 코리아가 함께 한다.
한편 뇌전증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인 '낙인효과(Stigma Effect)'는 환자가 발병 사실을 숨기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게 끔 만든다.
뇌전증은 순간적인 의식손실을 가져와 환자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도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
특히 뇌전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통해 대부분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가 가능한 상태까지 왔음에도 여전히 치료가 힘든 불치병이란 잘못된 인식도 남아 있다.
이같은 편견으로 뇌전증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게 끔 하는 사회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대한뇌전증학회는 "뇌전증 유병률이 파악된 환자수보다 많을 수 있다"며 "그 이유는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부정적 사회 인식이나 차별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이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뇌전증 치료에 대한 불합리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하고 보장성을 확대해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뇌전증학회는 "현재 약물 난치성 중증 뇌전증 홖자들은 낮은 소득과 높은 진료비용으로 산정특례 등의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며 "그 동안 암과 심장병, 뇌졸중, 치매 환자들은 의료비 지원, 센터 설립 지원, 국책연구비 지원 등 수많은 정부지원을 받아온 반면 중증 뇌전증 환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뇌전증 환자들의 검사, 약물, 수술 치료의 열악한 급여기준 개선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