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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수가 인상률,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중 언제 가장 높았을까?참여정부 때 수가 인상률·건보 보장률 가장 높아...보수정권, 재정 안정화에 매달려 수가·보험료 인상 명분 사라져

[라포르시안] 의사 집단의 정치성향은 보수 쪽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그런 성향이 외부로 표출될 때도 적지 않았다.

보수정당이 집권했을 때 의료계에 보다 유리한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던 것 같다. 실제로 그랬을까.

의료수가 인상률을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 의료수가 인상률을 살펴보면 오히려 참여정부 때 평균 수가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라포르시안이 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참여정부 때인 2003년부터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까지 의료수가 인상률을 따져봤다.

2008년부터 유형별 의료수가 협상으로 전환. 전체 유형별 평균 수가 인상률.

참여정부 시절 의료수가 인상률은 2003년 2.97%, 2004년 2.65%, 2005년 2.99%, 2006년 3.50%, 2007년 2.30%로 평균 2.88%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2008년 1.94%(유형별 수가협상 전환, 전체 유형별 평균 인상률) , 2009년 2.22%, 2010년 2.05%, 2011년 1.64%, 2012년 2.20% 등으로 평균 2.01%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의 의료수가 인상률은 2013년 2.36%, 2014년 2.36%, 2015년 2.22%, 2016년 1.99%, 2017년 2.37% 등으로 5년간 평균 2.26%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가인상률만 놓고 보면 참여정부 때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 순이었다.

왜 의사 사회의 거부감이 가장 높았던 참여정부 시절 의료수가 인상률이 가장 높았을까. 더욱이 참여정부 때는 건강보험 재정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한 편이었는데.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건강보험 재정 확대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정부에서는 적극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펴면서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보험료 인상도 동시에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의료수가 인상 명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보다는 지출 절감을 통한 재정안정화에 정책 우선순위를 뒀고, 그러다 보니 의료수가 인상에 더 소극적이엇고, 당연히 보험료 인상 명분도 약했다.

실제로 과거 정부에서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보면 참여정부 때 평균 5.64%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이명박 정부 때 평균 4.0%, 박근혜 정부 때 평균 1.11%로 파악됐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4년 말, 건강보험 재정이 1조 5,000억원이 넘는 당기흑자를 기록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요구가 거세지자 2005년 9월부터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의 본인부담률을 10% 인하하는 등 건강보험 사상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 급여확대 정책을 폈다. 암환자 보장성 강화 정책의 효과는 컸다.

지난2007년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암환자 보장성 강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는 2000년 5,410억원에서 2005년에는 1조3,643억원으로 늘었다.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4년 46.9%에서 2005년 66.1%로 껑충 뛰었다.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도 2004년 61%대에서 2007년에는 65%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은 위축되고, 보험재정 안정화와 의료산업화 정책 추진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건강보험의 재정안정화를 위해 보장성 확대 정책 보다는 재정 지출 확대를 축소하는 데 더 골몰했고, 그러다 보니 건강보험 인상 명분도 약했다.

의료수가 인상률과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서로 연동된다. 그런 점에서 보험재정 지출 증가를 최소화 하려는 정책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은 '저부담-저급여-저수가' 체계의 고착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참여정부 말인 2007년 65.0%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에 2008년 62.6%로 낮아졌고 2012년 62.5%까지 떨어졌다.

이런 기조는 박근혜 정부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2011년 이후 연간 수조원의 건강보험 재정 단기흑자를 기록하면서도 보장성 확대 정책은 소극적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보험료 인상률도 평균 1.1%로 가장 낮았다.

보험료 인상률이 낮다보니 의료수가 인상의 명분도 찾지 못했고, 그마나 건강보험 재정이 사상 최고치의 누적흑자를 기록한 탓에 이명박 정부 때보다 의료수가 인상률이 소폭 올랐을 뿐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20조원에 육박하는 건강보험 누적흑자를 보장성 강화에 적극 사용하지 않고 재정안정화를 명분으로 쌓아놓는 데 급급해 의료복지 부문에서 긴축이나 다를 바 없는 정책을 유지했다. 이런 정책 기조 아래에서는 의료수가 인상 명분을 찾기 힘들고 수가 적정화도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의료수가 적정화 문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와 재원확충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풀기 힘들다"며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보장성 확대라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동반할 때 의사에게는 적정한 의료수가를 보장해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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