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유구골 골절’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유구골 골절은 방망이를 쥐고 스윙 동작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야구선수들의 직업병으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작년 시즌에서는 일부 야구 선수들이 유구골 골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최근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중에서도 유구골 골절 부상을 입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야구 동호회나 사회인 야구팀이 늘고 있는데 운동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 요령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부상 정도가 선수 못지않거나 더 위험할 수 있어 운동 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구골은 손목을 이루는 8개의 뼈 중 하나로 네 번째 약지손가락을 따라 손목 쪽으로 내려가기 전 솟아오른 뼈를 말하며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있어 다른 뼈보다 골절에 취약하다. 주로 골프채나 야구배트 등을 쥐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충격을 받거나 손을 짚고 넘어질 때 충격이 축적되어 골절이 발생한다.

부천 예손병원 수부센터 이정석 원장은 “유구골은 X-ray로 확인했을 때 손바닥 면과 수직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골절 여부를 발견하기 어렵다. 때문에 뼈가 위치한 곳을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골절을 의심하고 CT나 MRI를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또한 유구골 골절은 직접적으로 외상이 보이거나 특정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가벼운 근육통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방치할 경우 뼈가 붙지 않는 상태인 불유합이 되기 쉽다”고 조언했다.

갈고리 모양의 유구골은 주로 네 번째 손가락과 다섯 번째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의 도르래 역할을 한다. 골절이 발생하면서 몸에서는 골절된 부위를 다시 붙이기 위해 가골(불완전한 뼈조직)을 생성하는데 이로 인해 유구골 표면은 울퉁불퉁해지고 힘줄은 유구골과 마찰을 일으켜 끊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럴 경우 손목의 수장장건을 떼어서 끊어진 부분을 이어주거나, 세 번째나 네 번째 손가락의 힘줄을 옮겨주는 건이식술을 시행한다.

만약 힘줄이 파열되기 전에 유구골 골절을 발견했다면 불유합된 뼈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미 골절된 뼈를 다시 붙이는 것이 어렵고 뼈를 제거한다고 해도 손의 기능에는 크게 지장이 없으며 일상생활을 하거나 운동 등 일상 복귀도 빠르기 때문이다.

이정석 원장은 “유구골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끝난 뒤 충분한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며 적절한 휴식을 취해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며 “또한 부상방지를 위해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무엇보다 유구골이 위치한 부분을 눌렀을 때 아프거나 저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수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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