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공개...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낮아

[라포르시안] 한국인 4명 중 1명꼴로 일생 동안 1번 이상의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약 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의 유병률,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등에 관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는 정신보건법에 근거해 2001년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조사는 2016년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삼성서울병원(연구책임자 홍진표 교수)을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요 17개 정신질환에 대해 조사된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25.4%으로, 남성(28.8%)이 여성(21.9%)보다 더 높았다. 일년유병률은 11.9%로, 최근 일 년 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470만 명으로 추산됐다.

정신질환별로 보면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주요우울장애(우울증)의 평생유병률은 5.0%로, 여성(6.0%)이 남성(3.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주요우울장애의 일종인 산후우울증을 처음으로 추가 조사했다. 조사결과 주요 우울장애를 경험한 성인 여성 10명 중 1명(9.8%)은 산후우울증으로 밝혀졌다.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불안장애의 평생유병률은 9.3%였다. 성별로는 남성(6.7%)보다 여성(11.7%)의 평생유병률이 2배 가까이 높았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의 평생유병률을 비교하면 2001년 8.8%, 2006년 6.9%, 2011년 8.7%, 2016년 9.5%로 증가세를 보였다.

망상이나 환각, 현실에 대한 판단력 저하로 사회적, 직업적 또는 학업적 영역에서 적응에 상당한 문제를 겪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의 평생유병률은 0.5%였다. 남녀 모두 비슷한 평생유병률을 보였다.

지역사회에서 1년간 조현병 스펙트럼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6만3,000명, 입원․입소해 있는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환자 수는 5만명으로 총 11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과다한 알코올 사용으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알코올 사용장애의 평생유병률은 12.2%로, 남성(18.1%)이 여성(6.4%)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니코틴 의존과 금단증상을 포함한 니코틴 사용장애 평생유병률은 6.0%로, 남성(10.6%)이 여성(1.4%)에 비해 압도적으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밖에 성인의 15.4%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0%는 자살을 계획하고, 2.4%는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 생각자의 50.1%, 자살 계획자의 68.7%, 자살시도자의 75.1%가 평생 한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정신질환 유병률은 2011년 27.4%에서 2016년 26.6%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미국과 캐나다 등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9.6%로, 2011년의 7.0%에 비해 약 2.6%p 증가goTek.

평생 동안 정신질환을 경험한 국민 중 22.2%만이 정신과 의사 등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은 미국 43.1%(2015년 기준),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등은 ‘지난 1년 사이’의 이용 여부를 질문한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은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와 지난해 수립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 홍진표 교수는 “전반적으로 정신질환 유병률이 감소추세인 것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이용률 증가로 인한 예방이나 조기치료의 효과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적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서비스 접근성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계속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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