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간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같은 날 다른 장소서 학술대회…갈등 봉합 쉽지 않아

[라포르시안] 산부인과의사회의 내부 갈등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구(舊)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9일 소공동 롯데호텔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각각 개최했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학술대회를 여는 진풍경이 벌써 3년째 펼쳐지고 있다. 

구(舊)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지난 4월 9일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날 기자간담회에 이균부 임시회장은 불참했다.
구(舊)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지난 4월 9일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날 기자간담회에 이균부 임시회장은 불참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학술대회와 함께 대의원 의장 선출과 예결산 심의를 위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법원이 일부 회원이 제기한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3년째 총회를 열지 못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장과 대의원 의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이 사태 봉합을 이해 관선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균부 임시회장은 이기철 보험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고, 기존 정상화위원회도 비상대책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고광덕 전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면서 "보다 강력하게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 쪽의 소송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실시한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선제 정관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내분 사태 봉합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회원을 대상으로 회장 산출방법에 대해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행 대의원 간선제보다 회원 직접선거에 의한 직선제 선출 방식이 더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수석부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대의원들에게 알린 후 대의원총회에 정관개정안을 상정하면서 동시에 차기 회장 선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현행 정관에 의해 간선제로 선출한 새 회장의 임기(3년)가 끝나는 시점부터 직선제를 하겠다는 얘기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사진, 사진 왼쪽부터 세 번째) 등이 지난 4월 9일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원총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사진, 사진 왼쪽부터 세 번째) 등이 지난 4월 9일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원총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결론부터 말하면 그쪽은 회장 직선제도, 통합도 안 하겠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회장은 "그쪽은 이미 간선제 선거 공고를 냈다. 게다가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듣기로는 직선제 찬성 의견이 80% 이상이라고 하더라. 이균부 임시회장 역시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내분 사건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장 회원총회를 소집해 회장 직선제 선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복환 법제이사는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가 신사협정을 맺고 회원총회를 열어 정관개정안 하나의 안건을 올려 박수로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저쪽에서는 정관에 위반한다며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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