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협회 출범…"가정형편 어려워 치료 포기하는 아이 없어야"

[라포르시안] 중소 아동병원들이 저출산 등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환경 등에 대처하기 위해 협회를 구성했다. 
 
전국 104개 중소아동병원이 참여하는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지난 6일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아동병원협회는 앞으로 대한병원협회 산하 단체로 가입해 중소 아동병원에 좀 더 우호적인 의료정책과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협회 초대 회장은 박양동 서울아동병원장(사진, 가운데)이 맡았다.

박양동 회장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동병원들이 협회를 결성한 건 처한 현실이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기에는 버겁기 때문이다. 가장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저출산이다.

통계청 인구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신생아 수는 3만5,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만9,000명) 보다 11.1% 줄었다. 

월별 출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월 신생아 수가 1년 사이에 10% 이상 줄어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인구절벽의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 2015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수급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이다.   

소아중환자실(NICU)과 소아 응급의학과 담당 의사의 절대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1~2차 의료기관은 공급과잉 상태다. 여기에 지역별 수급 불균형도 병원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박양동 회장은 "이런 문제로 인해 연간 외래환자 950만명, 입원환자 30만명을 담당하고 있는 전국의 아동병원들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앞으로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증진에 관련된 보건의료 정책 과제를 설정하고 정부와 사회, 그리고 소비자 간 공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첫 번째 사업 목표"라고 강조했다. 

입원 환경에 맞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도입, 어린이 전담 간병인 도입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아이가 입원했을 때 부모가 간병을 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현실과 격차가 큰 각종 보험심사 규정과 과잉 규제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도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정부가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래와 입원의 본인부담을 낮추고, 특히 난치병 장애아 등을 대상으로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는 어린이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중증장애 소아환자에게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재활병원이 크게 부족하다. <관련 기사: 사라진 어린이재활병원…대통령님, 장애인 공약 언제 지키실 건가요?>

이 때문에 중증장애 소아환자와 부모가 난민처럼 병원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웃 일본은 200개가 넘는 어린이재활병원을 갖춰 우리와 크게 대비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30만 명 가까이 된다. 이들이 치료받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긴 대기시간과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전국 100곳 이상의 아동병원이 동참한다면 정부와 함께 지역별로 작은 재활센터를 하나씩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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