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자에게 희망을 줄 최초의 '생체공학적 인공 눈'(bionic eye)이 조만간 각국에서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컨드 사이트 메디컬 프로덕트(SSMP)' 사가 개발한 '아르고스(Argus) Ⅱ' 인공 망막 시스템의 시판을 곧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SSMP 사의 브라이언 메치 부사장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 시판될 최초의 '인공 눈'"이라고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망막에 이식된 60개의 전극과 특수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으로 이뤄진 '아르고스 Ⅱ'는 이미 유럽에서는 관련 기관의 승인을 받았다.

'아르고스 Ⅱ'는 이미 60명이 넘는 시각장애자에게 시력을 부분적으로 되찾게 해줬다.

FDA 승인이 나면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각장애자들이 '인공 눈'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르고스 Ⅱ'의 수혜자는 희귀 유전병인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다.

망막 광(光)수용체 기능이 퇴보하는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는 미국에만 10만여 명에 달한다.

광수용체 세포는 빛을 전기 화학적 자극으로 전환,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데 '인공 눈'은 광수용체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앞서 시행된 신제품 임상실험에는 전혀 앞을 못 보는 28~77세의 시각장애자 30명이 참가했다.

매치 부사장은 개인에 따라 효능이 다르게 나타났다면서 "어떤 환자는 효과가 미미한 반면 신문 제목을 읽을 정도로 놀라운 효과를 본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흑백으로 밖에 볼 수 없지만 최근 색채를 구별할 수 있는 기능을 시연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르고스 Ⅱ'의 가격은 7만3천 유로(약 1억 780만 원) 수준이다.

미국 내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유럽보다 높을 것이라고 매치 부사장은 밝혔다.

망막에 더 많은 전극을 이식함으로써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인공 눈' 개발은 SSMP 외의 여타 연구진들에 의해서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MIT의 존 와이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400개의 전극을 망막에 이식한 '인공 눈'을 개발 중이다.

스탠퍼드대학의 대니얼 팔란커 교수는 전극 대신 소형 광전지를 이용한 '인공 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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