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작년 말 가천대길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암환자 진료에 IBM에서 만든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이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왓슨 도입 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대형병원들이 과거 로봇수술 장비 도입 때처럼 과열경쟁 양상을 띄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인공지능 왓슨’ 도입 대학병원, 한달에 1곳 꼴로 늘어…이게 정상인가?>

오는 4월부터 왓슨 포 온콜로지를 운영할 예정인 건양대병원(원장 최원준)은 지난 29일 오후 ‘인공지능 왓슨의 역할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IBM의 제프리 레넛(Jeffrey T Lenert)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기 박사,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최윤섭 박사 등이 연자로 참여해 의료IT 분야의 최신 지견을 소개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한국 의료의 미래와 개선되어야 할 제도적 문제’라는 주제의 패널토론에서는 암진료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건양대병원 암센터 윤대성 교수는 “암환자가 서울로 가서 진료를 받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지역 환자들이 치러야 하는 시간과 비용 등을 지켜볼 때 의사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유방암환자의 데이터를 왓슨 시스템에 입력해 치료결과를 시뮬레이션 했을 때 최신 치료 제안을 확인했다. 왓슨 도입이 지역 암환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왓슨을 도입하면 지역 암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것을 완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답변에 나선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는 “과거 컴퓨터를 최대한 저렴하게 사기 위해 용산 전자상가를 찾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최저가 PC를 주문하는 시대”라며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기형적인 문화가 지금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결국 왓슨도입을 비롯한 여러 흐름을 통해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건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노재경 교수는 “불과 수 십 년 전만 해도 영상장비 없이 암을 진단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의료계의 발전이 너무도 빠르다”며 “하루가 다르게 최신 의학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서 의사가 이 모든 정보를 습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왓슨이라는 새로운 ‘무기’는 암 환자 진료에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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