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학술지 재정 적자 상태...종이책 발간 줄여서 비용 절감

사진 출처: 라포르시안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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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대한의학회 회원 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의 발간 재정이 대부분 적자 상태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학술지의 안정적인 발행 환경을 조성하려면 저자 부담금이나 구독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홍성태 대한의학회 간행이사(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e-뉴스레터' 2017년 3월호 기고문에서 "좋은 학술지의 기본요건으로 내용적인 학술성이 중요하지만 재정적 안정성도 포함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홍성태 이사는 "의학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회 대부분은 학술지 발간에서 적자를 보고 있으며, 이를 다른 재원으로 확보한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학회 회무에서 학술지의 우선순위가 높아 다른 회무를 희생하면서 학술지를 출판하는 셈"이라며 "외국의 좋은 학술지가 출판을 통해 막대한 지적 재산권 수입을 올리고, 그 재원으로 다른 학술활동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반대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학회 학회 임원아카데미는 지난해 12월 간행 세션 주제로 학술지 발간재정 문제를 다뤘다.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회원 학술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99종의 학술지가 응답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학술지 발간에 따른 총 지출액 분포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절반을 넘는 50곳이 연간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22.22%),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20.20%%) 순이었다. 학회 1곳은 '발행비용이 5억원을 넘는다'고 답했다. 

종이 책 발간 여부에 대해서는 절반가량(49.5%)이 '500부 이상 발간한다'고 답했다. '종이책을 찍지 않는다'는 응답은 4곳에 불과했다. 

이들 학회의 대부분은 '앞으로 종이책 발간을 줄여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중요한 항목인 학술지 발간을 위한 수입원과 관련한 질문에는 응답(복수응답) 학회의 79.4%(77종)가 '광고비'를 지목했고, 다음으로 '과총지원금' 70.1%(68종), '저자부담금' 40.2%(39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학술지 수입과 지출 대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학술지는 5종(5.5%)에 불과했다. 

그 외 학술지는 적자인데 적자 규모는 대부분 5,000만원 미만이지만 연간 1억원을 초과하는 학술지도 11종(11.1%)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와 관련해 홍성태 이사는 "거의 모든 국내 학회 발생 학술지가 개방학술지(Open Access)로 출판하고 있는데, 이 출판은 기본적으로 저자가 출판비를 부담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국내 학술지 60%는 저자부담금을 받지 않는다"면서 "아직은 학술지 경쟁력이 약해서 저자부담금과 구독료가 모두 학술지에 투고나 인용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이사는 "결국 출판비를 온전히 학회가 부담하게 되는데, 이런 구조가 장기간 지속되면 학회 재정이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발행비용 일부라도 저자부담금으로 충당하거나 독자 구독료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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