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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보건의료 규제완화 정책, 한미FTA와 연관…공중보건 위협 빼박 족쇄”우석균 연구위원, 규제완화 정책과 한미FTA 상관관계 분석..."문제 돼도 되돌릴 수조차 없어"
한미 FTA 협상 당시 양국 협상대표단.

[라포르시안] 박근혜 정부 4년간 추진된 보건의료 분야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직접적 혹은 간접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며 국내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규제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집요하게 추진한 원격의료 활성화 정책이 한미FTA 투자부문의 예외 조항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석균 건강과대안 연구위원(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추진된 보건의료 분야의 규제완화 정책과 한미FTA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공중보건과 한미 FTA, 규제완화와 민영화'라는 제목의 이슈페이퍼를 펴냈다. <이슈페이퍼 전문 바로 가기>

우 연구위원은 이 글을 통해 "박근혜정부에서 시민사회의 반대, 전문직 직능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건강권 혹은 보건의료부문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전면적 규제완화가 진행됐다"며 "이러한 규제완화 조치들은 보건의료 분야를 투자활성화 대책의 주요분야로 삼았고, 이는 한미FTA와 직간접적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한미FTA 상관관계를 의약품, 의료서비스, 원격의료, 임상시험, 민영 실손의료보험 등의 분야로 나눠 분석했다.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한미FTA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조항의 시행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입법개입이 드러났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야당 국회의원의원에게까지 압력을 행사해 자국 제도를 강제로 이식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미FTA로 인해 2015년 3월부터 발효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미 FTA 이행을 위한 제도 정비의 일환으로 도입된 허가특허 연계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권 보유자가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어 판매가 허가되거나 허가될 제네릭 의약품에 문제를 제기하면 그 의약품의 허가가 자동정지되게끔 하는 제도이다.

우 연구위원은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미국 및 미국과 FTA를 맺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나라에서만 존재하는 특수한 제도"라며 "2015년 3월 약사법 개정으로 한국에 도입돼 시행된지 2년에 지나지 않아 그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이 이행법안의 성안에서도 한국정부는 국민의 이해가 아니라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한미FTA로 의료비 인상’ 현실화 우려, 건정심서 제동>

그는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은 한미FTA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포함시킨 것에는 미국대사관의 영향력 행사가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2015년 2월 17일자로 정승 식약처장에게 보내 서한을 통해 "우리는 한미FTA 협정의 허가특허 연계 조항 이행이 생물학제재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는 협정에서 강제되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싶다. 미국은 이 의무를 해치왁스만 법과 BPCIA 법을 통해 이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체계는 따라서 한미FTA와 일관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우 연구위원은 "이는 한미FTA 이후에도 미국 정부가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의약품 정책에 지속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사건"이라며 "한미FTA가 미국 정부에서 자국기업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국내 의료정책에 관여하는 지속적인 통로라는 점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봤다.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도에서의 영리병원 규제완화와 병원의 영리자회사 허용도 한미FTA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관련 기사: 병원은 영리자회사로, 의대는 기술지주회사로 돈 벌어라?>

그는 "한미FTA는 제주특별자치도 및 경제자유구역의 의료기관 및 약국을 한국정부가 자유재량으로 할 수 있는 영역(미래유보)에서 제외했다"며 "이 지역의 영리병원의 경우 한국정부가 이를 되돌리는 것이 한미FTA 협정 위반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병원 영리자회사를 만드는 것을 허용했는데 여기에는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투자자도 투자가 허용되기 때문에 한미FTA의 투자규정에 적용을 받게된다는 것이다.

우 연구위원은 "이 경우 보건의료제도가 미래유보조항(한국정부가 변경할 수 있는 사안)에 포함돼 있어 정부가 이를 변경할 수 있다 하더라도 ‘최소기준대우’ 및 ‘수용', '보상’ 관련 의무는 빠져있어 제도변화에 따른 보상의무를 지켜야 하므로현실적으로 이를 되돌릴 수 없고 투자자로서의 권리를 모두 지켜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 8월 4일 오후 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기관인 충남 서산시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정부가 4년간 끈질기게 추진해온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법개정 역시 한미FTA 투자부문의 예외 조항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경제자유구역 등에서 시행되면 문제가 발생해도 되돌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관련 기사: 창조경제의 상징 ‘원격의료’…박근혜, 얼마나 자주 언급했나 확인해봤다>
 
우 연구위원은 "원격의료도 한미FTA의 미래유보조항에서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도에서 보건의료제도의 예외로 규정돼 있다"며 "즉 전국 8개지역의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도에서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이를 되돌릴 수 없게되며, 외국자본이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투자조항 전체에 해당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민영의료보험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시도한 것 역시 한미FTA의 영향권 아래 있다.

한미FTA 제13.6조(신금융서비스)에 따르면 '각 당사국은 그 당사국에 의한 추가적인 입법행위 없이 동종의 상황에서 자국의 금융기관이 공급하는 것을 허용할 모든 신금융서비스를 다른 쪽 당사국의 금융기관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의 규제정책의 완화가 한미FTA 13장 금융서비스 조항의 이행이기도 하다"며 "박근혜 정부가 규제완화 조치로 추진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미국에서 허용되는 보험상품을 한국에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은 한미FTA의 규제완화의 완결판이라고 꼬집었다. <관련 기사: ‘규제프리존 특별법’ 뜯어봤더니…가습기 살균제만큼 위험한 법>

서비스발전기본법은 불필요한 규제를 기재부가 알아서 모두 완화하겠다는 강력한 내용의 법률이라는 점에서, 규제프리존법은 한국의 법률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행위는 규제프리존에서 허용되며 다른 법률보다 상위에 놓인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FTA를 그대로 담은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우 연구위원은 "한미FTA가 한국의 법체계위에 놓여있고 한국의 법을 전체적으로 재규정하는 ‘비밀헌법’임을 고려할 때 이를 국내법으로 제정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한미FTA는 큰 영향 없는 무역협정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한국의 공공서비스 전체, 그리고 공중보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한미FTA 재협상요구 등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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