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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남의 것 가져가 자기가 개발한 것처럼 팔아도 되나…”정현호(메디톡스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그가 ‘보툴리눔 톡신’을 접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1992년 2월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우연히 참석한 포럼에서 보툴리눔 톡신과 마주한다.

이후 국내에 돌아와 선문대학교에서 항체 개발과 관련해 후배 양성에 집중한다. 그러다 1997년 IMF를 겪으면서 정부로부터 지원받던 기초연구비가 모두 삭감되자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처음에는 항체 개발 분야를 염두에 뒀다. 그러다 NIH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알게된 보툴리눔 톡신을 국산화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고 2000년 메디톡스를 창업한다. 창업 이후 6년여 만에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을 출시한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의 이야기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 1,33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75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불거진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으로 골치가 아프다. 메디톡스는 이 논란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공개하고, 공개적으로 토론을 해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10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디톡스 본사에서 정현호 대표를 만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보툴리눔 톡신 균주 원천 공개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국내 제약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튼튼하게 가져가야 한다. 위조나 편법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 훔쳐서 만들어 내 것이라고 하는 발상으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보튤리눔 톡신은 380만여개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나보타’ 균주의 유전체 서열 중 독소 관련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 1만2,912개가 우리 회사가 개발한 메디톡신와 정확히 일치했다. 심지어 유전자 위치마져 우리 것과 동일했다. 계속해서 균주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다.”

- '나보타'의 균주가 메디톡스의 것이라고 보는 건가.

“100% 우리 것이다. 최근 나보타 균주 개발자가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균주 출처 논란과 상관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신을 비롯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안전성 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말그대로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성과 유효성만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다. 균주 기원과 개발 경위는 우리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균주 기원과 개발 경위는 질병관리본부 담당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이미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등록된 균주를 다시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질병관리본부가 나보타 균주 등록시 현장 역학조사만 나갔더라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나보타 균주를 토양에서 발견했다고 신고했을 때 질병관리본부가 현장 역학조사만 나갔더라면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는 말인가.

“맞다. 가장 먼저 연구 노트를 봐야 한다. 그런 것을 찾았을 때는 전문가여야 하고,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찾았을 때는 더 많은 연구 분량을 검토했어야 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 백만명 이상 살상할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요구는 절대로 이권 다툼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공중파 광고에 대해 식약처가 광고업무정지와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단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심혈을 기울여 공중파 광고를 제작했다. 법무법인 두 군데서 사전에 검토를 받았고, 방송사 심의도 거쳤다. 균주를 공개해야 한다는 소정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공중파 광고를 제작한 이유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 회사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보툴리늄 톡신의 균주 공개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하겠다는 11번째 기업이 나왔다. 모든게 미스터리 투성이다. 점점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남의 회사 것을 가져다가 마치 자기가 개발한 것처럼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제약산업의 현주소다. 더 정확한 증거를 모아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바이오 분야의 매력이 부가가치가 높다는 데 있다. 그 중에서도 보톨리눔 톡신은 조그만 양으로 엄청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균을 조금만 배양해도 원료를 가지고 엄청나게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조필현 기자  chop23@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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