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레지던트 63,7% 수도권서 근무..."복지부, 의료자원 효율화 위한 노력 사실상 직무유기"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의 5개 대형병원.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의 5개 대형병원.

[라포르시안] 요양기관에 종사하는 의사 수가 1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의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전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6'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의료기관이 신고한 상근 의사 수는 9만5,076명으로 2005년 이후 연평균 3.8%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의는 2015년 기준 7만5,550명으로 2005년 4만8,554명으로 집계된 이후 연평균 4.5%씩 늘어나고 있다. 인턴, 레지던트도 연평균 2.1%씩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반의는 요양기관 종사 의사군 가운데 유일하게 2010년 5,695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지금은 4,790명까지 줄어 2005년(4,989명) 수준에도 미치치 못할 만큼 급감했다.

우리나라 의사 대부분은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사를 놓고 보면 52.8%가 서울과 경기지역(인천 포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문의도 이와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그 여파로 수련과정에 있는 인턴과 레지던트의 불균형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인턴과 레지던트의 63,7%가 수도권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보통 인턴과 레지던트는 자신이 수련 받은 지역에서 근무를 희망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지역 간 의료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구 1천명당 의사 수의 지역 간 순위를 살펴보면, 서울(인구 1천명당 2.8명), 대전(2.2명), 광주(2.2명) 등의 대도시가 모두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반면, 세종(인구 천명당 0.8명)과 경북(1.3명)은 타 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의료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사 통계를 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08년 권고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정도로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WHO 잉케 마타우어 박사팀은 '한국의 건강보험재원 조달체계에 대한 분석 및 재원조달의 성과 향상을 위한 대안'에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지불보상 방식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위해 공급자의 적정배치를 위해 도시지역의 과잉 집중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방에 대한 수가 차등 지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의 서비스에 대한 상대가치점수를 높이고 전문의 서비스에 대한 상대가치점수를 줄여 일반 의료를 강화해야 하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GP를 선택해서 본인의 일차진료를 맡겨 환자의 본인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안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 같은 권고를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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