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김미숙 박사팀·보의연 고민정 박사팀 공동연구

[라포르시안] '메트포민'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로, 최근 여러 연구에서 암 발생 및 암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연구는 메트포민과 암 발생의 연관성에 관한 것으로, 암 재발율 및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전 국민 대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당뇨병을 동반한 암환자의 메트포민 사용여부에 따른 암 재발율과 생존율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원자력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미숙 박사팀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고민정 박사팀이 공동으로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민’이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환자의 암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김미숙 박사 연구팀은 중앙암등록자료, 건강보험 청구자료, 건강검진자료 및 통계청 사망원인자료를 연계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수술을 받은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수술을 받은 간암 환자 5,494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망 발생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36.6%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56.9%)보다 20.3% 더 낮았다. 재발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환자군이 41.3%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66.8%)보다 25.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을 받은 췌장암 환자 1,919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76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망 발생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환자군
이 72.5%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81.6%)과 비교해 9.1%p 낮았다.

수술을 받은 결장암 환자 2만6,410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4,50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메트포민을 사용한 환자군의 사망 발생률(12.8%),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26.9%)보다 14.1%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률도 메트포민을 사용한 환자군(11.3%)이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17.6%)에 비해 6.3%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암 환자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수술을 받은 직장암 환자 5,494명 중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망 발생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14.6%, 사용하지 않은 경우 24.2%였다. 재발률은 메트포민을 사용한 경우 19.6%, 사용하지 않은 경우 30.8%였다.

연구팀은 "당뇨치료제로 많은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저렴한 메트포민이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등 소화기암 환자의 암 치료제로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연구는 변수가 제한적인 빅데이터를 이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서, 향후 대규모 전향적 연구로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1월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와 '온코타깃'(Oncotarget) 등의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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