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강연서 강조

신희영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
신희영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

[라포르시안] 남북 통일 이후 북한의 낙후된 보건의료 인프라와 남한과 크게 벌어진 건강격차는 사회적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를 고려할 때 통일 후 보건의료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 개념의 대북 보건의료 협력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지구촌보건복지포럼'(대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신희영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서울대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을 초청해 전문가 강연을 열고, 통일을 대비한 남북한 보건의료 분야 교류협력 및 R&D의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신희영 연구부총장은 이날 강연을 통해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이라는 기존의 개념을 탈피하고, 통일 후 10년간 매년 4.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보건의료 예산을 줄이는 통일준비 투자 개념의 R&D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총장은 "남·북 간 보건의료 R&D는 기존 대북 인도적 지원이란 개념에서 벗어나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남북 공생 관계 형성, 지속가능한 대북 보건의료 협력방안,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보건의료 역량 강화 측면에서 기대효과 및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을 대비한 보건의료 R&D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추진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부총장은 "통일 대비 보건의료 R&D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남북 보건의료 R&D 총괄 매커니즘 구축,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성과촉진, 통일대비 보건의료 R&D 투자 강화라는 3가지 추진전략 아래 세부과제로 설정한 병인규명 연구, 진단·치료법 개발, 보건복지 서비스 연구, 기반연구 등의 중장기 추진 로드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지구촌보건복지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전혜숙 의원은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보건의료 지원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남북한의 경색 국면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보건의료 지원사업은 정치적 상황과 결부되지 않도록 지속되어야 한다"며 "이제는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사업에서 더 나아가 보건의료 분야의 상호교류 및 협력을 위해서 북한의 질병연구 등 기초정책연구에 대한 지원, 통일 대비 보건의료 R&D에 대한 수요 발굴·사업화를 위한 국회 및 정부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한 보건의료 인프라 및 건강격차를 감안할 때 통일 이후 심각한 북한주민의 건강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황나미 연구위원은 지난 2014년 작성한 '통일 대비 보건의료분야의 전략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심각한 남북 건강 격차와 지난 60여 년간 상이한 보건의료제도의 운용은 통일 후 사회적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일초기에 그 충격을 최소화해 효율적 보건의료 체계 통합의 동력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통일대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 이후 북한 지역에 의료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북한지역의 의료 공동화 현상이 초래되지 않도록 북한 의사(호담당의사, 위생의사 포함)를 지역사회 일차의료 인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또한 북한의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낮은 건강수명을 고려할 때, 우리의 민간주도 의료서비스를 공급할 경우 지나친 고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에 초점을 둔 일차의료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약분야별 대북 기술전수 프로그램 개발과 보건의료인력 상호 교류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황 연구위원은 "북한 의료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공공 보건의료인력의 북한지역 파견 및 인력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며 "공중보건의 및 전공의 인력을 일정기간 북한지역으로 파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보건의료 직종 및 기관간 자매결연을 통한 학술 및 기술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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