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질환 사망자 4명으로 늘어…취약층 대상 ‘에너지 복지정책’ 절실

[라포르시안]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지속된 강추위로 인해 저체온증과 동상 등의 한랭질환으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4일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한랭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2016년 12월1일~2017년 2월9일) 자료에 이 기간 동안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총 364명으로 집계됐다.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시기에 한랭질환자 발생이 급증했다. 1월 15일부터 21일 사이에는 주단위로는 가장 많은 66명의 한랭질환자 발생이 신고됐다.

1월부터 2월 초순 사이에 한랭질환으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올겨울 신고된 사망자수는 총 4명으로 늘었다.

한랭질환별로 발생 현황을 보면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 환자가 305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동상 환자 49명, 저온에 의한 장애(참호족, 침수족, 동창) 환자 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한랭질환자 가운데 60대 이상 노인층이 32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무직(노숙인 제외)이 17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노숙인 25명, 농림어업 숙련종사자 24명, 주부 19명, 학생 14명 등이었다.

한랭질환자의 발생 장소를 보면 전체 364명 중 262명은 실외였지만 105명은 집과 건물 등의 실내로 나타났다.

특히 발생장소가 집인 한랭질환자도 70명에 달했다. 이는 추위에도 적절한 난방장치를 가동할 수 없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겨울철에 발생하는 한랭질환자 중에는 한파로부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난방장치 가동에 취약한 에너지 빈곤층이 상당수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독거노인 등 한랭질환 취약층의 주거시설은 대부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주택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새누리당 송석준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한랭 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59명이던 한랭 질환자는 2015년 483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도 2013년 13명에서 2015년 26명으로 늘었다.

특히 집안에서 한랭질환에 걸린 환자도 2013년 48명에서 2015년 82명으로 1.7배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수혜자 중에서도 한랭질환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석준 의원은 "한랭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은 정부의 한랭질환에 대한 예측 및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60대 이상 한랭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국민안전처 등 관련부처가 협업을 통해 관련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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