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제약협회장 내정에 업계 이목 집중

[라포르시안] 한국제약협회 차기 회장에 사실상 원희목 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내정되면서 협회의 향후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지 업계의 이목이쏠리고 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원희목 전 의원은 첫 직선제 대한약사회장을 지냈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한 바 있다. 현재 특별법을 기반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과 그에 따른 지원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원희목 회장 내정자가 의정활동을 비롯해 약사회장, 공공기관장 등을 지내면서 쌓은 인적네트워크와 다방면의 경험을 활용해 협회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상위 제약사와 중소제약 간 마찰을 빚었던 ‘리베이트 의심기업 무기명 설문조사’를 계속이어갈지도 큰 관심사다.

무기명 설문조사를 놓고 상위제약사들은 대외 신뢰도를 우려하면서 중단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소제약사들은 업계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불법 리베이트 영업 근절’이라며 계속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사퇴하는 배경에 무기명설문조사를 둘러싼 갈등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제약협회가 지난해 총 3번의 무기명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경호 회장은 상위제약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중단하자는 의견을 내비쳤고, 이행명 이사장(명인제약 회장)은 계속된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8월 열린 무기명 설문조사에서는 상위제약사 한 곳이 리베이트 영업 의심 기업으로 집중 지명되면서 해당 기업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협회 이사회 내에서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결과, 유명 상위제약사 한 곳이 압도적으로 지목됐다”며 “이를 놓고 해당 제약사 사장이 설문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기명 설문조사 과정에서 이경호 회장과 이행명 이사장이 사사건건 마찰을 빚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무기명 설문조사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수사권이나 처벌권한이 없는 협회가 정확한 증거 없이 심증만으로 리베이트 영업 제약사를 지목할 경우 기업 간의 의심과 고발로 진흙탕 싸움으로 벌질 수 있다는 비난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희목 회장 내정자가 어떤 리더십으로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 간 이견을 좁혀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