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민정준·이준행 교수 연구팀

[라포르시안] 국내 연구진이 무독성 살모넬라균을 이용한 암 치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9일 국내 연구진이 살모넬라와 비브리오균이 유전공학적으로 융합된 암 치료용 박테리아를 제작해 암 치료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개념의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살모넬라균은 암조직에 강한 친화성을 보여 몸안에 주입될 경우 정상조직보다 암조직에서 약 10만배정도 더 많이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전을 이용해 전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암 친화성이 입증된 박테리아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전남대학교 민정준 교수와 이준행 교수 연구팀은 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지원을 받아 생체에 거의 독성을 일으키지 않는 살모넬라 균주를 제작했다.

왼쪽 사진은 피부에 대장암이 이식된 마우스 모델에 FlaB를 생산하는 살모넬라(SLpFlaB)를 이용해 치료한 모습. 24일 후에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른쪽 사진은 대장에 직접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을 살모넬라로 치료할 경우(SLpFlaB) 전이암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왼쪽 사진은 피부에 대장암이 이식된 마우스 모델에 FlaB를 생산하는 살모넬라(SLpFlaB)를 이용해 치료한 모습. 24일 후에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른쪽 사진은 대장에 직접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을 살모넬라로 치료할 경우(SLpFlaB) 전이암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이렇게 독성을 크게 약화시킨 살모넬라 균주가 암조직에서 비브리오 균의 편모인 '플라젤린 B'(이하 FlaB)라는 면역유발물질을 생산하도록 유전공학적으로 설계한 후 다양한 종류의 암이 이식된 생쥐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박테리아가 강력한 항암 면역작용을 일으켜 원발성 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FlaB를 생산하는 살모넬라는 암에서 FlaB를 표적특이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관찰되었고, 원발성 대장암 또는 전이성 대장암을 갖는 마우스 모델에서 매우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살모넬라가 암에서 증식하는 동안 면역세포의 대량 침윤이 일어났고, 이어 생산된 FlaB는 침윤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도록 유도했다.

연구진은 "암을 표적한 살모넬라는 암으로 군대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FlaB는 이 군대에 발포명령을 내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암 면역치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 시점에서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암 면역치료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발간된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