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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진료환자 감소?…“편견·낙인효과로 실제 유병률 더 높다”
이미지 출처: EBS의 '편견이 키우는 병 - 뇌전증' 관련 영상 갈무리.

[라포르시안]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지급자료 통계상으로 '뇌전증'(腦電症, 간질) 진료 환자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아기 및 노인에서 뇌전증의 원인 질환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뇌전증 환자수가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뇌전증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인 '낙인효과(Stigma Effect)' 때문에 발병 사실 자체를 숨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뇌전증은 순간적인 의식손실을 가져와 환자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도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뇌전증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발병 사실을 숨기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건 상당히 우려할 일이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뇌전증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14만1,251명에서 2015년 13만7,760명으로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010년 7만8,824명에서 2015년 7만6,736명으로 2.6% 줄었고, 같은 기간 여성은 6만2,427명에서 6만1,024명으로 2.2% 감소했다.

2015년 기준으로 뇌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2만1,000명(15.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0대(2만 명, 14.2%), 10대(1만9,000명, 14.1%)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20대(1만2,000명, 16.0%)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40대(8만7,000명, 14.2%)가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 뇌전증 환자 분포를 보면 청소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발생률이 낮아졌다가 60대 이상 노인 연령층에서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보인다.

실제로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남성은 70대 이상이 447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10대 380명, 20대 342명 순이었다. 여성은 10대와 70대 이상이 323명으로 가장 많고, 20대 262명 순으로 나타났다.

표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뇌전증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0년 1,325억원에서 2015년 1,512억원으로 14.1%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입원 진료비는 370억원에서 513억원으로 38.6% 증가했고, 외래는 955억원에서 999억원으로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뇌전증의 정확한 발병기전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선천성 질환, 여러 종류의 뇌손상, 뇌의 염증, 뇌종양, 뇌혈관질환(뇌출혈, 뇌경색), 퇴행성질환 등 각종 뇌질환에서 간질발작을 일으킬 수 있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소아기 및 노인에서 뇌전증의 원인 질환이 감소하면서 뇌전증 환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아는 출생 전후 뇌손상, 뇌 염증성질환이나 유전성질환 등을 관리 및 치료함으로써, 노인은 뇌혈관질환(뇌졸증)이나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 및 낙상 등으로 인한 뇌손상이 주된 원인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발생률이 감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뇌전증이 노인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뇌졸중이나 퇴행 뇌질환의 증가로 인한 증상뇌전증(symptomatic epilepsy)의 발생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소아 환자는 줄어들고 노인환자는 증가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선진국에서 더욱 현저하다"고 말했다.

"중증 뇌전증 환자 검사·수술 등 급여기준 개선 시급"

한편 대한뇌전증학회가 지난 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자료와 의무기록조사자료 등을 토대로 국내 뇌전증 환자수가 17만명(2009년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건강보험 진료지 지급자료를 기준으로 2010년 뇌전증 환자가 14만1,251명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3만명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뇌전증 환자수의 차이는 아마도 진료비 청구명세서 상의 질병코드와 의무기록 상의 진단명이 다른 경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보다 뇌전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통해 대부분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가 가능한 상태까지 왔음에도 여전히 치료가 힘든 불치병이란 인식이 남아 있다.

뇌전증학회는 "뇌전증 유병률이 파악된 환자수보다 많을 수 있다"며 "그 이유는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부정적 사회 인식이나 차별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이 뇌전증을 앓고 있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암이나 심장병 등의 질환에 비해 국가지원 혜택에서 소외된 중증 뇌전증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정책도 필요하다.

뇌전증학회는 "현재 약물 난치성 중증 뇌전증 홖자들은 낮은 소득과 높은 진료비용으로 산정특례 등의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며 "그 동안 암과 심장병, 뇌졸중, 치매 환자들은 의료비 지원, 센터 설립 지원, 국책연구비 지원 등 수많은 정부지원을 받아온 반면 중증 뇌전증 환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뇌전증 환자들의 검사, 약물, 수술 치료의 열악한 급여기준의 개선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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