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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사마귀 제거술 급여기준, 또 한명의 의사를 죽음으로”자살한 강릉 비뇨기과 개원의, 사마귀 제거비용 관련 현지확인 대상 올라…"공단, 실적 쌓기용으로 악용"

[라포르시안] 이번에도 티눈·사마귀 제거술이 문제였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비뇨기과의원을 개원한 의사 A씨가 지난달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일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등에 따르면 A원장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현지확인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은 후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원장도 지난해 7월 자살한 경기도 안산의 비뇨기과 개원의사처럼 사마귀 제거 비용 청구 문제로 현지확인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어홍선 비뇨기과의사회장은 지난 1일 라포르시안과 통화에서 "A씨의 조문과 함께 진상파악을 위해 강릉을 방문했다. 결론적으로 (현지확인 대상에 따른)심리적인 압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비뇨기과의사회에 따르면 건보공단 서울지역본부는 지난해 10월 A원장의 비뇨기과와 인근 마취통증의학과 등에 '요양기관 현지확인 및 자료제출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2014년 11월 1일부터 2015년 4월 30일까지 청구 지급한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사실확인 및 보험급여비용 사후관리를 위해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방문 확인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제출자료로 진료기록부,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약제 및 치료재료 구매내역서 등을 제시했다. 

A원장은 건보공단 직원의 방문확인을 받은 인근 마취통증의학과와 달리 장모상 등의 이유를 들어 방문 확인을 거부했다.  

건보공단은 거듭 현지확인을 받으라고 촉구하면서 끝내 거부하면 검찰 고발 조치와 함께 최고 1년 이내 업무정지에 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어홍선 회장은 "이 때문에 고인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 같다"면서 "인근 마취통증의학과 원장도 조사를 받은 후 상당히 분개했다고 한다.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처벌받으면 되는데, 조사 과정에서 모멸감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마귀 제거술의 모호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이라는 것이다. 

어 회장은 "사마귀 제거술은 이른바 걸면 걸리는 최고의 먹잇감"이라며 "1개월 전에도 서울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현지조사가 진행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비뇨기과뿐 아니라 외과 등 개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당수 진료과가 사마귀 제거술의 덫에 걸려들고 있다. 

복지부는 사마귀 제거술(티눈 제거술)의 급여기준에 대해 불만이 거세자 12월 1일부로 기준을 개선했는데, 그마저도 모호하다.

즉 '동일부위에 근접하고 있는 2개 이상을 동시에 제거하는 경우 제1의 것은 100%, 제2의 것부터는 50%를 산정하되 최대 200%를 산정함', '동일부위의 범위는 다섯 손가락, 다섯 발가락을 각각 하나의 범위, 손바닥과 손등을 합쳐 하나의 범위, 발바닥과 발등을 합쳐 하나의 범위로 함' 이런 식이다. 

사마귀 제거술의 급여기준이 모호힌 탓에 발생하는 잘못된 청구에 대해 적극 계도하기 보다 실적 쌓기용으로 악용하고 있는 건보공단의 행태도 문제 삼았다. 

어 회장은 "계도 보다는 실적쌓기에 혈안인 건보공단의 행태에 분개한다"면서 "앞으로 사마귀 제거술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A원장의 자살 소식에 의료계는 또다시 들끓고 있다. 

안산시의사회는 지난 31일자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해 강릉 비뇨기과 원장의 소식을 들었다. 그 원인이 또 다시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에 기인한 것임을 알고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성토했다. 

의사회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건강보험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12만 의사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상황"이라며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공단의 현지확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담당자들의 검찰 고발을 진행하는 등 책임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조직을 정비하는 즉시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투쟁에 돌입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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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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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호선 2017-01-02 11:53:56

    현장확인 거부하면 그다음은 복지부와 심평원에 현지조사 의뢰 하면 공단임무는 다흔것인데 왜 두번에 걸쳐서 계속 자료요청 하면서 협조 안하면 4중 처벌 우운 하면서 압박했는지 복지부와 검찰은 확실히 조사해야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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