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신약 기술수출 성과를 놓고 국내 유력 제약업체 간에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짧은 하루 동안 신약 연구개발의 명과 암을 다 드러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신약 기술수출이 변경 또는 해지되면서 큰 악재를 만난 반면, 동아ST는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면서 '신약 대박 신화'의 꿈에 한걸음 다가갔다. 

한미약품은 지난 29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1월 사노피아벤티스와 체결한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일부 변경하는 수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퀀텀프로젝트는 ‘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등 3개 신약 후보물질로 구성됐다.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이 중에서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다. 이번 수정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오는 2018년 12월 30일까지 당초 받았던 계약금 4억유로(5,000억원) 중 1.96억 유로(2,500억원)를 합의된 일정에 따라 반환해야 한다.

사노피와의 총 계약 규모는 4조8,000억원에서 3조6,500억원으로 줄었다. 계약 변경 내용이 알려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보다 10.41% 하락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8일 중국 뤄신과 체결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YH25448’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뤄신 측에서 세부계약사항 합의를 앞두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고, YH25448 기술관련자료 요구 등 일방적인 사항만을 주장하며 계약조건 최종 합의를 지체했기 때문이라는 게 유한양행의 설명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7월 말 뤄신과 계약금,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YH25448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에 합의한 바 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신약 기술수출 해지와 계약 변경이란 악재를 만났지만 동아ST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따내는 '대박'을 터뜨렸다. 

동아ST는 지난 29일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6,300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MerTK 저해제’ 개발 및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동아ST는 계약금 4,000만달러(약 480억원)을 받고, 개발 허가 판매에 다른 마일스톤은 최대 4억8,500만달러(5,820억원) 규모에 달한다. 상업화 이후 순 매출액에 따라 최대 10%를 수취키로 했다.

제약업계는 신약 기술수출의 경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중도에 발생하는 변수는 하나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의 연구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비용 투자가 따르지만 그에 비해 성공 확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다만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약 연구개발 역량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계약 실적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좀 더 긴 안목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