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이어 내과협동조합도 출범…리베이트 창구 활용 우려도 제기돼

[라포르시안] 의료계에서 '의사협동조합' 설립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소모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은 물론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저수가 체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협동조합 설립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사협동조합 설립은 지난해 비뇨기과의사회가 첫 테이프를 끊었고 고양시의사회와 경남도의사회가 협동조합 출범을 앞두고 있다. 

비뇨기과 의사협동조합은 설립 1년 만에 조합원들에게 첫 현금배당(조합원 1인당 5,000원)을 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회원도 출범 당시 200명에서 400명으로 곱절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내과 의사들이 중심이 된 내과협동조합이 지난 9일 프라자호텔에서 창립모임(사진)을 열고 본격 출범했다. 

내과협동조합은 검진의학회 이욱용 회장, 장동익 고문 등 검진의학회 소속 내과 개원의 10여 명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내과협동조합 이욱용 이사장은 "지금 내과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비뇨기과를 벤치마킹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면서 "의료기기 등을 최저가로 공동구매하는 등 각종 사업을 통해 조합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익 고문은 "조합의 주력사업은 인터넷쇼핑몰이 될 것이다. 위내시경에 쓰이는 소모품만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구매하면 부르는 게 값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업자들의 횡포에 대항할 수 있는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과협동조합은 내과 의사라면 누구나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최초 가입비로 1계좌당 5만원을 내고 매년 연회비를 내면 된다. 내과협동조합은 이날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조합원 모집에 나선다. 

의사협동조합이 잇따라 설립되는 배경의 중심에는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이 있다.  

이 소장은 지난 8월 동네의원 경영난 타개책으로 동네의사협동조합을 제안하면서 주요 사업으로 ▲의료정보화사업 ▲건강관리서비스 관련 사업 ▲의료용 기기 등의 제조 및 유통 ▲의약품·의료용품 유통업 및 백신 등 공동입찰 구매 ▲전자상거래사업 ▲조합원 교육 및 온라인 정보 제공 ▲의료업 관련 용역사업 등을 제안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산하에 협동조합 추진단을 만들어 각 직역 및 지역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이를 발판으로 의사협회 차원의 연합회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용민 소장은 "온라인쇼핑몰, 폐기물사업, 전자차트, 헬스케어 사업을 시행하려고 한다. 특히 민간보험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강관리서비스도 사업 대상 중 하나"라며 "정상인이면서 건강 요주의군을 상대로 건강관리서비스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는 카운터 파트너가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일차의료기관이 중심이 되어 건강검진서 요주의 판정이 나오는 20~30%의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사협동조합에 대해 '갑의 힘을 극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실제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동네의사협동조합을 제안했을 때 자칫 리베이트 창구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한 개원의는 "협동조합은 영리 추구가 목적인데 지나치게 영리 추구에만 집착하거나 조합원의 이익을 등지고 개인적 목적을 이용해 조합을 이용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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