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서울대병원 노조 “전현직 서울대병원장, 최순실 단골병원 의사한테 특혜 주기 경쟁”

[라포르시안] 보건의료 관련 단체와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직권남용 및 부정청탁 등에 관한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의 신임 병원장 공모를 의식해 서창석 병원장과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이 최순실 씨 단골병원 원장에게 '특혜 주기 경쟁'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서울대병원 노조 등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서창석 병원장의 직권남용 및 부정청탁, 연구용역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에 따르면 서창석 병원장은 지난 5월 말 서울대병원장 임명이 확정된 이후에도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개발한 봉합사(이하 '김영재 봉합사')가 병원에 납품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
서창석 병원장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영재 봉합사 도입은 자신이 병원장에 임명되기 전의 일로,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이들 단체는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창석 병원장은 지난 5월과 6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에 ‘김영재 봉합사’를 빨리 등록하라고 여러 차례 압력을 넣었다"며 "서 병원장은 병원장 임명이 확정된 이후(5월 23일)에도 ‘김영재 봉합사' 등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재 봉합사가 서울대병원에 납품되는 과정에서 서 병원장 뿐만 아니라 오병희 전 병원장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올해 3월 말 실시된 서울대병원장 공모를 앞두고 오병희 당시 병원장과 대통령 주치의에서 물러난 뒤 병원장 공모에 나선 서창석 현 병원장이 최순실 씨의 단골병원 원장인 김영재 씨에게 '특혜 주기 경쟁'을 벌인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이들 단체는 "사실관계 확인과정에서 김영재 봉합사 도입에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도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오 전 서울대병원장도 김영재 봉합사 등록를 위해 올해 2월 성형외과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시기(올해 2월)는 2016년 임기가 시작되는 서울대병원장 공모 시기 직전으로, 서창석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를 그만두고 서울대병원장에 출마를 결심해 오병희 전 원장과 서울대병원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시기"라며 "서울대병원장이 되기 위해 오병희 전 원장과 서창석 신임 원장이 김영재에 대한 ‘특혜주기 경쟁’을 벌인 게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창석 병원장이 일반의인 김영재 씨를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임명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대병원장의 압력으로 김영재 봉합사가 도입된 후 김영재씨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과 외래교수에 임명됐다. 서창석 병원장은 ‘중국인 VIP의 진료요청’ 때문이라고 해명했다"며 "그러나 ‘VIP 진료’ 때문에 해당 전문의도 아닌 일반의를 서울대병원 외과 외래교수에 임명한 것은 전례가 없으며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자격기준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인 VIP 진료'를 알선한 사람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대표인 박채윤 씨(김영재씨 부인)였다고 서창석 병원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이들 단체는 "김영재씨가 서울대병원 외과 외래교수로 임명된 사실이 밝혀지자 외과에서는 성형외과에 ‘김영재가 누구냐’라고 물었고 성형외과는 외과에 ‘김영재가 누군데’라고 되묻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며 "김영재씨가 서울대병원 외래교수에 임명된 날(올해 7월 4일) '김영재 봉합사'가 서울대병원 의료재료에 등록됐다"고 지적하며 일련의 상황이 김영재 씨에 대한 특혜라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절개/절제부위 봉합시 매듭과정이 필요없는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 사업계획서 중 사업효과 내용
'절개/절제부위 봉합시 매듭과정이 필요없는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 사업계획서 중 사업효과 내용

 

서창석 병원장이 김영재 씨와 공동으로 추진한 산업자원부 지원 연구용역(과제명 '절개/절제부위 봉합시 매듭과정이 필요없는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 사업도 일종의 '특혜용역'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서창석 병원장은 "산자부에 연구비 받아서 책임자로 실 연구를 요청받았다. 연구책임자로 일해줄 것을 제의 받았고, 당시 복강경에 사용하는 실이 대부분 외제였는데 국산제품을 쓴다면 적극 협조하는 것이 교수의 본분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국산화에 동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노조 등은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을 수주한 시기는 서 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서울대병원장에 응모하기 직전인 2016년 1월 11일"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김영재 씨는 올 한해에만 4억 1100만원, 3년간 1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 이 돈은 서창석 병원장이 개발책임자로 참여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산자부가 연구비를 지원한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의 사업계획서 내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입수한 기능성 봉합사 개발연구용역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매출 및 고용창출 유발효과'를 보면 현재 매출액이 연 2,400만원인 회사(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봉합사를 개발하고 상용화 3년차에 사업매출액을 264억원, 수술에 의한 수요창출효과를 2640억, 신규고용효과를 10년간 3만3,121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은 "이 황당한 계획서에 서울대를 비롯한 의과대학 교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이 계획서가 산자부에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경악스러울 뿐"이라며 "김영재 씨와 서창석 병원장에 대한 조사에는 관련 사업계획서 선정 과정, 현재까지의 진척상황 등 사업계획 전반에 걸친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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