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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경제단체 건의 규제기요틴 과제, 의심스럽다[뉴스&뷰] 박 대통령 '규제 단두대' 강조 후 114개 과제 선정…추진 타당서 다시 따져봐야

 [라포르시안] 지난 2014년 11월 25일, 이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그 유명한 대통령의 '규제 단두대' 발언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의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기술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등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련 없는 핵심 규제들을 중심으로 부처가 그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하면 일괄해서 폐지하는 규제 길로틴을 확대해서 규제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강조했다.

또한 "이미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가 함께 주요 경제단체들로부터 개선이 시급한 핵심 규제 리스트들을 제출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규제 타당성 여부를 조속히 검토해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들은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서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한달 뒤인 2014년 12월 28일에 국무조정실은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를 열고 경제단체에서 건의한 153건의 규제기요틴 과제 중 114건을 수용키로 확정했다.

규제단두대에 올릴 과제를 제안한 경제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자총연합회, 무역협회, 벤처협회, 중견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8곳이었다.

규제기요틴 추진 과제로 선정된 114건 중 보건의료 분야야 관련된 사안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조속 제정 ▲메디텔의 설립기준 및 부대시설 제한 완화 ▲경자구역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요건 규제 완화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규제 개선 ▲디지털 헬스기기 등 융합신제품에 대한 선제적 인증제도 개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및 보험적용 확대 ▲의료기관 진료기록 관리‧보관의 편의성 제고 등이다.

모두 보건의료계와 관련해 민감한 내용이고, 의료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규제기요틴 과제의 제안과 검토, 확정 과정에서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의견수렴이나 참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해 메디텔과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 설립 규제 완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규제 개선, 디지털 헬스기기 등 융합신제품 규제 개선 등이 모두 의료영리화를 촉진하고, 관련 기업들을 위한 특혜성 정책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규제기요틴 회의에서는 의료민영화 정책들로 국민들에게 이미 알려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원격의료, 영리병원 및 의료정보 활용 의지가 재천명되었고, 의료기기에 대한 추가적 규제 완화 등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반하는 정책들이 새롭게 등장했다"며 "쉴 새 없이 의료민영화 정책을 쏟아냈던 정부가 계속해서 경제단체들만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반민주적, 친기업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제단체 건의 규제개선 과제 현재 처리 현황. 표 출처: 정부가 운영하는 '규제정보포털'

 게다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경제단체가 규제개혁 과제로 포함한 것은 뜻밖이었다.

정부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할 경우 '한방산업 활성화 및 양한방 협진을 통해 의료서비스 품질이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를 '경제적 효과'로 분석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저변에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의미다. 경제단체가 이를 규제개혁 과제로 선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규제개혁 과제의 정책의도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금을 헌납한 대기업을 위한 특혜성 정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계를 대표해 규제개혁 추진을 적극 요구해온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에서 기업들로부터 기부금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2015년 1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등이 담긴 ‘규제 기요틴' 과제 추진을 촉구하며 단식을 벌였다.

애초부터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의 규제개혁 과제는 국민의 건강권보다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정부는 원격의료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과제를 경제 분야의 규제개선 과제로 분류해 놓았다.

그나마 원격의료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될지 구체적으로 연구한 결과도 찾아보기 힘들다. 막연하고 모호하게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 것이란 추측 뿐이다.

오히려 이런 식의 규제개선이 의료생태계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은 가뜩이나 취약한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붕괴시킬 우려가 높다. 의료취약지역의 공공의료 확충은 내팽개치고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원격의료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은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면허체계 속에서 국민의 의료이용에 따른 혼란을 더욱 증폭시킬 수도 있다. 의료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진의가 의심스러운 경제단체 건의로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더욱이 박근혜정부가 추진한 규제개혁 과제 중 여러 건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손길이 미쳤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창조경제와 규제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비선실세와 대기업 간 '정경유착'이 의심되는 부당거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전경련 등의 경제단체 건의로 선정된 규제기요틴 과제를 전부 되돌아봐야 할 때다. 당연히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이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과제의 타당성도 다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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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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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ona 2016-11-24 02:07:22

    이해가 안 가던 많은 정책들이 박근혜/최순실 넣으면 너무나 잘 이해가 되서 소름이 끼치네요. 자기네 구미에 맞으면 아예 이권을 위해 정책을 바꿔버리니..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ㅠ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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