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제약업계가 연말 ‘인사철’를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제약업계도 관례적으로 12월이나 연초 시무식과 동시에 승진 및 보직 인사를 단행한다.

특히 이번 인사시즌에는 여느 해와 달리 내부적으로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때문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된지 한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업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제약업계 임직원들은 김영란법 여파로 혹시나 인사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경계하며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를 앞두고 혹시라도 내부고발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제약사 임원은 “(김영란법)규정대로만 하면 인사에는 별다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외부보다는 ‘내부 고발을 조심하라’는 말까지 흘러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제약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표적인 보호무역 성향의 정치인으로 벌써부터 국내 제약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호무역 강화 기조의 대선공약은 미국 오리지널의약품의 지적재산권 강화로 이어질 것이 예상돼 한국산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소식이 알려진 지난 9일 국내 제약주는 전일 대비 평균 5%가량 급락했다.

송용주 한국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산업 보호차원에서 특허권을 강화하고, 수입의약품 인허가에는 높은 장벽을 세울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의 미국시장 진출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3월 대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의료비 지출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값싸고 신뢰할 만한 처방의약품 수입을 허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럴 경우 미국 제약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국내 제약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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